《사진가 구보 씨의 ‘경이의 방’》은 사진아카이브연구소에 소장된 사진 자료들을 대상으로 한 아카이브 기반 기획 전시에 맞추어 발간되었다. 타이틀로 사용된 ‘경이의 방’(Wunderkammer)‘은 15~18세기 유럽에 수집 붐이 일면서 생겨난 “진귀하고 이국적인 물건들을 수집·진열해 놓은 사적 수장고(작은 서재, 진열실)”를 의미하며, ‘호기심의 방(Cabinets of Curiosities)’이라고도 불렸다. 근대 유럽인들의 ‘경이의 방’에는 실제 사물들이 아카이빙 되었다면, 사진술 발명 이후의 ‘경이의 방’에는 세상의 모든 사물을 촬영한 사진이 그 자리를 대체하였다. 사진이미지로 가득 찬 그 방의 주인공을 ‘사진가 구보 씨’로 지칭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사진가 구보 씨는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서 빌려온 이름이다. 구보 씨를 차용한 것은, 사진가란 필연적으로 고현학적 방법론으로 현대와 현대인의 삶을 기록하고 해석하고 연구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소설 속 구보씨가 견지하고 있는 고현학자(考現學者, 현대를 연구대상으로 하는 고고학자)의 태도와 입장을 투영하기 위해서이다. 이러한 개념의 연장선상에서 시각적 백과전서를 지향하는 ‘사진가 구보 씨’의 수집품으로 21세기 ‘경이의 방’을 표현했다.

 

이번 책에서는 ‘박정희 시대의 사진표상과 기억의 소환’이라는 주제로 ‘경이의 방’을 꾸몄다. 박정희 시대라고 부를 수 있는 1960~70년대(정확히는 1961년~1979년)는 한국사진사에서도 하나의 분기점이었다. 엘리트 아마추어사진가들의 등장으로 모더니즘 사진이 모색되었고, 1964년 《제13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 사진부가 신설되어 사진이 예술로 공인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대학에 사진과가 설치되어 전문적인 사진제도가 형성되던 시기였다. 물론 사진계를 중심으로 한 예술제도 안에서의 사진적 실천을 다루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예술제도 밖에서 생산된 사진 표상을 통해 박정희 시대를 살아왔거나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개별 주체들의 다양한 기억을 소환하고자 한다. 소환된 기억은 그것이 추억이든 반감이든 또는 이질적이고 낯선 공간처럼 이해되든, 이 시대를 다기하게 분산시킴으로써 1960~70년대가 ‘하나’의 박정희 시대로만 읽혀질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할 것이다.

 

그리고 박정희 시대의 사진표상을 다루는 데 있어서 반영론적인 읽기를 지양하고 사진의 작동 방식과 표상효과에 주목하고자 한다. 가령 박정희 시대를 관통하는 키워드 중의 하나는 ‘반공’인데, 이 책에서는 반공담론 자체에 주목하기 보다는 반공이 사진이라는 미디어를 통해 어떻게 대중과 만났는지 그리고 오늘날까지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반공의 효과’에 사진이 어떻게 공모했는지에 관심을 갖는다. 즉 반공에 대한 집단기억들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공식기억으로 자리 잡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진이 시각매체로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살펴보자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 책에서는 사진문화사의 흐름 속에서 박정희 시대를 바라보고자 한다. 1880년대 초반 사진술 도입 이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사회 깊숙이 정착된 사진문화는 시대에 따라 많은 부침을 겪어왔는데, 사진문화의 양상이 1960~70년대에 이르러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살펴본다. 이러한 입장은 최근의 박정희 시대에 대한 인문사회학계의 다양한 평가 작업과는 결이 다른 사진 매체 중심의 시각문화사의 지평을 확장시켜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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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입고] 사진가 구보 씨의 '경이의 방'

210mm
297
mm
A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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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가 구보 씨의 ‘경이의 방’
  • 15,000원
  • 이경민 | 디오브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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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0mm x 230mm
  • 112쪽
  •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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