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그리는 일이 의아하게 여겨진다. 사람들의 희망적인 말들이 의심스럽다. 모든 희망찬 계획엔 실패가 빠져 있다. 구체적인 계획엔 구체적인 실패가 빠져 있고, 추상적인 계획엔 모든 것이 누락되어 있는데, 한편 우리는, 미래를 실패할 계획인 우리는, 미래에 절망했다고 옛이야기로 돌아가지는 않을 사람들이다. 과거를 말하기 위해선 어둠과 아픔과 신경증과 폭력이, 이름을 입에 올리면 뼈와 살과 근육을 가지고 회귀할 것만 같은 무엇들이 멀리 도망 온 과거로부터 해일처럼 밀려올 거라 믿었기 때문인데, 그래서 야자수보다도 더 안쪽에 서 있기로 했던 것인데, 그러면 흐리고 납작한 세상을 창문 너머로 바라나 보는 안전지대에 속할 수 있으리라 믿었기 때문인데,